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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문 너무 백발 어머님에 세배 드리는 아들..애끊는 ‘사모곡’

경상포커스 2022-02-02 (수) 21:47 2년전 745  


유리문 넘어 계시는 어머님께 세배만 드리고 손 한번 잡아드리지 못해 가슴이 미어졌습니다.”

 

경상포커스=배성호기자정주식(63) 씨는 설 날을 하루 앞둔 31일 부인과 함께 경북 칠곡군 동명면에 있는성모애덕의집으로 면회를 다녀왔다.

 

구순을 훌쩍 넘긴 어머니 김남례 씨가 이곳에서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씨는 설 연휴를 맞아 혹시나 하는 기대감으로 양로원을 찾았지만 강화된 거리 두기로 대면 면회를 할 수 없었다.

 

대신 성모애덕의집 면회실에 마련된 돗자리와 방석에서 유리문 너머 어머님께 세배를 드렸다.

 

그는 부인과 함께 큰절을 올리고 눈물을 머금은 눈으로 어머니를 한참이나 지켜봤다.

 

백발의 어머니 김 씨는 인자한 표정을 지으며내 걱정은 하지 말고 올해도 건강 또 건강해야 한다라며 아들 부부에게 새해 덕담을 건냈다.

 

이들 모자에게 주어진 설은 여기까지가 전부였다.

 

그 흔한 식사는 물론 손을 잡고 서로의 온기도 느끼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정 씨는설이면 어머님께서 늘 해주신 던 떡국이 생각난다아버지 차례를 지내기 위해 집에 오시고 싶어 하실 어머님 마음을 생각하니 죄를 짓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이번 설은 코로나 발생 이후 다섯 번째 맞는 명절이지만 대면 면회가 금지돼 자식들의 애절한 사모곡이 잇따르고 있다.

 

이금미 성모애덕의집 사무국장은 코로나 이전에는 설 연휴가 되면 많은 어르신이 외출과 외박을 나갔으나 지금은 가족들의 안타까운 문의 전화만 쇄도하고 있다자주 전화를 걸어 어머님의 상태를 말씀드리고 영상통화를 자주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고 했다.

 

자녀들뿐만 아니라 입소해 있는 부모님들의 스트레스도 매우 크다.

 

칠곡군의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명절이 다가오면 단절감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짜증을 내고 고함을 치는 어르신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칠곡군에는 요양원 25, 양로 시설 4, 요양병원 4곳에 1천여 명이 입원 또는 요양하고 있다.

 

군은 코로나가 재확산되자 일시 허용했던 대면 면회를 전면 금지하고 상시점검반을 편성해 현장 지도 감독에 나서고 있다.

 

또 방역 활동을 강화하고 시설종사자를 대상으로 코로나 검사를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등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백선기 칠곡군수는 부모님께는 자식이 특효약이지만 이번 설에는 전할 수 없게 된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코로나 종식을 통해 가족의 정이 다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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